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잖아요.
요즘은 그리 흔치 않지만 옛날에는 집집마다 장을 담았었다. 그래서‘집마다 장 맛이 다르다’라는 말이 생겼는데 그 의미는 집마다 사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는 말이다. 선대(先代)로부터 내려온 가풍(家風)일 수도 있겠고, 그 가장(家長)의 철학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륜도덕 외에는 획일적으로 대입을 할 수 없는 게 인간사이다. 법도를 따지는 유교에서도 형편과 처지가 율례보다 우선한다고 했으니 산다는 게 어느 정도의 유도리는 있는 것 같다.
♬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잖아요.
당신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
유행가 가사중의 한 소절이다. 달콤한 말은 모두 정치인들의 입에서 나오고, 심오한 말은 유행가 가사에 있는 것 같다.
행복이란 상당히 개념적이기에 딱히 무엇이라 정의하기가 쉽지는 않다. 우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충족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시에 장래에 대한 근심걱정이 없어야 하니 너무 심각한 사람은 행복을 누리면서도 그걸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신문을 보면 어떤 사회이슈에 대하여 ‘한국이 OECD중 몇 번째’라는 토를 단다. 등수를 매기는 데는 늘 스트레스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풍습이 서로 다르고 민족정서가 다른데 그런 비교처럼 무의미한 것도 없다.
에너지 문제를 연구하면서 우연히 RV에서 사는 사람들의 에너지 솔루션을 보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극히 제한된 여건에서 그것을 극복하려니 당연히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이다.
여행을 즐기려고 RV에서 사는 사람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에서 RV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은퇴자들이지만 약 30%는 젊은이들인 것 같다. 평균 한 달에 $2,000불 정도가 든다고 한다. 자동차 연료비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데 캠프그라운드는 무료인 곳만 사용한다고 한다.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짚시들처럼 어딜 가나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있기에 금방 친구가 되어 한데 어울린다. 자연이 있고, 친구가 있으니 외롭지가 않다는 말이다.
혼자 여행하는 한 여자분은 어느 캠핑장에 도착하였는데 개가 차에서 안 내리니 다시 다른 행선지를 찾아서 떠나면서 하는 말이 개가 원치 않는 곳엔 분명히 좋지 않은 것이 있다고 했다. 동물적인 감각이 때로는 인간보다 더 민감하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다.
Motor Home은 차의 중량이 7톤 정도가 된다. 때문에 젖은 비포장도로에서는 차가 쉽게 빠진다.한 여자분의 모터 홈이 길에 스턱되었는데 한 노신사가 비를 흠뻑 맞으면서 winch를 걸어서 차를 빼내주고 ‘나도 당신 또래의 딸이 있다’하면서 사례를 거절하고 떠났다는 이야기 등등 정감이 묻어 나는 사연들이 많다.
‘지금 행복하다’가 그들의 공통된 대답이다.
젊어서는 당연히 먼 장래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지만 노년에는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 그 현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가 행복의 요령일 수도 있다. 원대한 꿈은 말 그대로 먼 곳에 있으니 손 끝에 닿는 것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게 행복의 비결이 아니겠는가. 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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