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의 편지

양인심사 양인지(兩人心事 兩人知).

환이* 2018. 8. 15. 05:50


양인심사 양인지(兩人心事 兩人知).

 

좋을 호()’()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남녀가 함께 있을 때는 기분이 좋다는 뜻일 게다.

 

혜원(蕙園신윤복(申潤福)의 풍속도중에 월하정인(月下情人)이 있다월침침 야삼경 양인심사 양인지(月沈沈 夜三更 兩人心事 兩人知)라는 화제(畵題)를 써넣었다. ‘달도 기운 야삼경에 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음양(陰陽)의 이치가 오묘해서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시나 노래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사랑에는 아픔도 있다사랑은 나누는 것이지 거래하는 것이 아닌 탓이다그래서 한쪽에만 있는 사랑은 괴로운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 있다즉 사랑을 빙자한 간음이다그건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일 뿐 사랑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안희정이 무죄선고를 받았다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3) 씨를 상대로 위력에 의한 간음(4)ㆍ추행(1), 강제추행(5)을 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서른 세 살의 여자가 스무 살 위인 대통령이 될 뻔도 했던 직속상관에게 왜 완강하게 거부하지 못했느냐가 재판의 결과였다이 판사의 법리라면 위안부 여자들은 일본군들에게 어떤 항의를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호텔에서 소리를 지르면 방을 뛰쳐나가든아니면 사표를 쓸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카리스마가 강한 정치인을 상대로 젊은 여자가 그리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괘념치 말거라스위스의 아름다운 경치만 생각해라.”

안희정이 김지은 비서에게 보낸 문자라고 한다뭔가 김지은씨가 한 말에 대한 답변일 것이다‘괘념(掛念)’이란 마음에 두고 걱정하거나 잊지 않음을 뜻한다안희정의 주장대로 연인사이에 오가는 대화내용은 아니다.

 

세상에는 별 사람들이 다 있는 것처럼 사연들도 각양각색이라서 남의 스캔들은 원래 내 관심 밖의 일이다그러나 안희정의 케이스에 분노가 이는 이유는 11시간 뒤에 자신이 성폭행 가해자라는 것이 폭로되기 이전에 그가 한 말 때문이다.

 

"힘의 크기에 따라서 계급을 짓는 것이게 우리의 인류 역사에서 남성성의 문화의 한 특징이기도 했습니다이런 것에 따라서 실질적으로 행해지는 모든 폭력이 다 희롱이고 폭력입니다." 

 

그는 "미투 운동은 인권의 실현"이라며 직원들에게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무죄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오면서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는데 이런 자는 백 번을 다시 태어나도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한다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에게 다시는 권력의 위치에 앉혀서는 안 된다.

 

그가 말한 인권이 그의 진심이었다면 그는 분명한 죄인이다. 8/14/18.